한국화전공. Korean Painting
생각이 떠나지 않는 날이 있다.
나를 환희에 차게 했던 그 말도, 내 마음 언저리에서 그네를 타며
가슴 졸이게 했던 그 일도 기억의 한 조각으로 남아 내 삶의
작은 에피소드 중 하나가 된다. 늦가을, 작년에 입은 겨울코트
속에서 지폐 한 장을 찾았을 때 그것에서 묻어나는 겨울 향기에
이른 계절을 선물 받은 듯 감사하다. 당시에 짙게만 느껴졌던
감정이라는 색은 시간과 함께 아지랑이처럼 날아가고 남아있는
잔잔하며 소소한 기억, 그 속에서 반가움을 느낀다. 그렇게 나는
마음껏 아파하고 내 감정의 파도를 즐긴다. 믿어지지 않더라도
감정을 마음에 품으면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결코 헛된 상념이
아니었음을.
There is a day that you cannot get away with thoughts.
The word that made me ride a cockhorse and the
incident that put my heart in my mouth are left as
fragments of memories in my heart and became small
episodes of my life. In the late fall, when finding a bill in
the pocket of my winter coat and smelling the winter
from it, I feel thankful as if I received a gift. The color
of emotions, strongly felt at that time, flies away with
time like a haze and I feel delight to left memories even
thought they are still and small. I feel pain as much as
I can and enjoy the wave of my emotions. Even if you
cannot believe, you will know that it was not vain when
emotions are in your heart.
권민정. Kwon Min Jung
찰나의 형상과 관계의 흔적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그려지며 기억은 어렴풋한
인상이 되어 머릿속에 남는다. 그것은 희미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남아 더욱 짙은
여운을 준다. 바랜 기억을 선명히 기억하고 싶지만 순간의 인상만이 남는 불안정한
회상. 나는 그러한 상황을 그린다. 이미 사라진, 혹은 사라져가는 관계의 흔적들을
사진이라는 물질을 통해 되살리고, 이를 주관적 해석을 통해 감정적 교류를
지향한다.
Images of moments and traces of relationships are drawn to our
memories and those memories remain in our brain as vague impressions.
As they remain vaguely and unclearly, images linger in the mind more
strongly. I paint instable remembrances that cannot be remembered
clearly but keep momentary impressions. Traces of relationships that are
disappeared already or being disappeared are reproduced through
a medium called photography and emotional exchanges are encouraged
with subjective interpretations.
김규리. Kim Gyu Lee
나의 작업은 자연 속에서 내 자신을 마주하였을 때의 느낌을 기록한 것이다.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산이나 숲 속의 나무, 바위, 풀잎 또는 그것들 사이에 끼어있는 이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이나, 바람이나 햇볕, 냄새 같은 모양이 없는 느낌도 있었다. 이런 자연에
앉아 하얀 종이 위에 독백처럼 그 인상들을 기록하였다. 그 독백은 때로는 거칠거나 날이
선, 울렁거림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소심하고도 수다스러운 느낌으로
표출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종이에 독백을 하고 있자면 어느덧 침묵 할 수 있게 되었다. 극히
짧은 순간이지만 그것은 나를 위로하고 다독여 나로 하여금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이렇게 드로잉, 작은 종이에 읊조리던 독백과도 같은 날것의 언어들을 가지고 화면에
재현하거나 재구성하였다. 그것은 내가 경험한 인상으로 이루어진 부호화된 풍경이기도 하고
나의 상념을 기록하는 지도이기도 하다. 그것은 나의 호흡을 반영하는 내면의 기록이다.
My practice is a record of my feelings occurred when I meet myself in nature.
The inspirations are things that are seen such as mountains, trees, rocks, grass
leaves in the forest and moss in between them, and things that are not seen such
as the wind, sunlight and smell. When surrounded by them in nature and making
a drawing, I often feel that my heart is overflowing with unspecified feelings.
Whenever this happens, I sit alone and express this feeling on white paper as if
I am doing a monologue. This monologue was sometimes expressed in rough or
sharp nausea, and sometimes in a timid and chatty conversation. As times went
by, I could learn how to be silent. Although it was a short moment, it comforted
me and gave a feeling of relief.
I reproduced and recomposed an image with those pure languages, recorded on
my little pieces of paper. They can be the encoded sceneries of my experiences
as well as a map recording my thoughts. They are the record of my inner world
reflecting my breath.
김다혜. Kim Da Hae
인간들은 물질을 통한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자신들의 욕심만으로 가득한 유토피아를 바라며 인공물을
건설하던 인류는 어느덧 자연조차도 먹어 치워버리게 된다.
그러나 물질이 만연한 세상에서 인류가 쌓아 올린 것들은 매우
간단히 한줌 재로 스러져 나가는 것들이었다. 인류가 꿈꾸던
낙원은 이제 오히려 종말의 경고로 나타나고 있다. 영원할 것이라
믿던 인간의 창조물은 이제 파괴되고 묻힌 잔해가 되어 말 없이
죽음을 바라본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인류의 종말이 도래했다.
People dreamed a utopia with materials.
They built artifacts only for their utopia and started
to harm nature. However, the world of materials was
instable so that it could easily collapse and disappear
as a handful of ashes. The paradise that people dreamed
rather represents an end now. Their creations, believed
to be forever, are destroyed and remain as ruins while
silently waiting its end.
The end of mankind is arrived.
김상미. Kim Sang Mi
인생은 수많은 갈림길을 선택하는 길고도 먼 여정과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갈림길마다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현재의 나는 그 어느때보다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 매순간의 선택과 결정은 어려운 것이지만 그 결과가 달콤할
수도, 쓰디 쓸 수도 있다. 길을 잃어버렸다면 잃어버린대로, 정상이든 그 어디든
목적지를 향해가는 것. 바로 이것이 단 하나뿐인 인생을 살아가는 또다른 행복이
아닐까.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하얀 종이 위를 채워가는 것과 같다. 누구나 사람은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궁금해 한다. 두 갈래의 길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각자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는 나만의 긍정과 맑은
기운을 세상 곳곳에 뿌렸으면.
Life is like a long journey that one gets to make choices in front of
countless crossroads. In our life, we have to make many choices. Now
I am right in front of crossroads. Every choice is difficult and its result
may be sweet and bitter. Whether I am lost or on the right path, my walk
to reach a destination would be happiness in my life.
One should not let life flow but fill. In other words, we should not spend
a day but make a day like a sheet of white paper is filled. Everyone
wonders about roads that they have not taken. I hope a positive mind
and energy that everything will be changed depending on one’s choices
are spread to the world.
김수연. Kim Soo Yeon
한없이 여리고 부드러운 꽃은 자연이 전하는 축복의 메시지다.
꽃은 모양과 빛깔, 그리고 향기로 우리들에게 자연의 은총을
환기시킨다. 연록의 잎은 건강한 생명의 기운을 전해주고
노랗고 붉은 꽃잎들은 한껏 치장한 자연의 아름다운 자태이다.
꽃은 그 자체로 욱욱한 생명력이며 신비한 자연의 실체이다.
나는 꽃을 통해 자연의 무한한 경외로움을 체감하고
꽃을 통해 자연의 끊임없는 생명력을 확인하며
꽃을 통해 나와 자연과의 관계를 확인한다.
A delicate and soft flower is the blessing of nature.
A flower invokes the grace of nature with the shape,
color and scent. Light green leaves show a healthy life force,
and yellow and red flowers boast beauty of nature.
A flower itself represents a vital life force and the truth
of mysterious nature.
Through a flower, I feel infinite wonders of nature
Through a flower, I see an endless life force of nature
Through a flower, I assure the relationship with nature
김지현. Kim Ji Hyeon
기억이 사진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인간에 의해 편집되고 각색되어 저장되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했던 공간이나 책, 영화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지된 공간은 기억에 의해 왜곡되어 이상화된 공간으로 새롭게 출력된다. 사진이나 이미지 자료가 작업의 바탕으로 쓰이지만 화면의 재구성과 사실적 재현을 배제하는 표현으로 객관성은 감소된다. 그리고 더 아름다운 허상으로 완성된다. 나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보는 이들의 다양한 해석을 관찰하고자 한다.
The reason a memory is more beautiful than photograph is that memory is edited, dramatized and remembered. Space experienced (whether directly or indirectly through books or movies) by an individual gets distorted by one's memory and recreated as an idealized one. Photographs and other kinds of image sources are mostly used in my work, but reconstruction of the image and expression that excludes realistic reproduction makes it much less objective: it ends as much more a beautiful illusion. With this setup, I'm willing to observe various interpretations of my work by the audiences.
박세희. Park Se Hee
나는 꾸밈없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 참 좋다. 그래서 자연에 가장 가까운 재료인 한지에 자연물 고유의 ‘결’과 ‘색’을 은은하게 드러나게 한다. 그러면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들이 떠오르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것은 마치 조용한 시를 읊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언뜻 비추는 한 줌의 따뜻한 햇살 같기도 하다.
I really like how things avoid artificiality and exist as they are. Therefore, I delicately lay the ‘grains’ and ‘colors’ of nature on the closest material to nature, Korean traditional handmade paper, Hanji. Then, I can remember forgotten priceless memories and find peace in the mind. It is like reading poetry quietly and being under a ray of the warm light.
박슬기. Park Seul Gee
사람들은 나를 통해 너를 인식하고, 나와 너의 관계를 통해 우리를 만들어 낸다. 어느 순간 우리에서 떨어져 나온 나를 보았을 때 불안과 우울이라는 나락에 빠져든다. 그 구덩이는 가늠할 수 없는 좌절과 우울을 동반하지만, 온전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절대 고독’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한 심연 속에서 우리는 일렁이는 마음의 결을 조심스레 확인하며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벗어나 비로소 일렁이고 있을 다른 이의 마음결을 발견하곤 안도하며 다시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는 관계를 회복한다. 마음의 결에 휩쓸렸던 우리는 그 결 안에 우리의 우울함을 묻어 둔 채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 잊지 않길, 그 결에 흔들리는 것은 그저 나뿐만이 아니라 너, 그리고 우리였다.
People perceive who we are through others, and through others we are made. When we reflect on ourselves we are anxious and upset at what we discover.Although this realisation leads to our anxiety and depression, we are able to find absolute solitude.We found our sense of existence though the careful embedded fabrics that produce our life. And when we look back at this sense of existence and perceive ourselves in others, we are able to recover our senses.With this new perception and the collection of our life’s pieces of anxiety and pain, we are able to continue with our daily lives. We hope not to forget, the unsteady moments, of not just ourselves but others – together.
박청아. Park Chung Ah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많은 기호들의 지시를 받으며 살고 있다. 무의식 중에 마주치는 길거리의
수많은 기호들은 우리가 움직여야 할 방향을 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준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화살표가 가르치는 곳으로만 움직일 수 없다. 삶은 언제나 예측불가하고 모든 순간이
선택이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연속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일상은 마치 도로 위 자동차들처럼 익숙한 신호에 따라 움직인다. 나는
우리의 일상 속에 항상 존재했지만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았던 익숙한 풍경을 통해 현대인들의
삶을 말하고자 한다. 언뜻 보기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서로 다른 모습을 한 사물들은 수많은
현대인들과 개개인의 모습을 대변하며, 잘 닦여진 정해진 길만을 따라 움직이는 우리의 일상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한다.
There are many signs ordering what to do in everyday life. Numerous signs on the
streets suggest directions of our way powerfully and specifically. However, our life
cannot only follow the direction of an arrow. Life cannot be predicted and as we
have to make choices every moment, there are infinite possibilities.
However, the everyday life of modern people rotates like a car on the road
follows signs. I like to talk about the life of modern people through the sceneries
of everyday life that have always existed but have not been carefully observed.
The objects that seem the same at a glance but actually have different shapes
represent differences of individuals while encouraging us to see our daily life that
tends to be on a well – known path only.
변희연. Byun Hee Yeon
“여기 낡고 오래되어 볼품없는 아파트가 있다.”
그것은 한때 고성장의 아이콘이자 우리네 부모들의 추구하던 삶의
목표이기도 했다. 획일화된 모양으로 한없이 견고하고 끝없이 우뚝한
모양으로 자리하던 꿈의 상징은 어느새 낡고 허름하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꿈은 마치 어제 일처럼
아스라하고 삶은 여전히 곤궁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의 흔적을 찾는다. 꿈은 아파트처럼 낡고 오래되어
볼품없지만 나는 그 속에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퇴색된 꿈의 흔적들을
찾고자 한다.
“Here is an old and humble apartment.”
It used to be an icon of the rapid economic growth once as well
as a goal that our parents wanted to achieve. The symbol of the
our parents dream which was uniform in shape, firm as a rock
and standing with endless height is now old and shabby. But still
there’s lots of stories of people who live fiercely with their passion
in it. The dream is hazy so it’s more like a memory of yesterday and
life is still needy and miserable but I always try to find the traces
of myself who live intensively for the better future in that. Because
I believe every day will be a better day than the day before. The
dream became old and shabby like the old apartment but I’d like
to look for the trace of warm – hearted people and faded dream
within this.
양지현. Yang Ji Hyun
‘손끝에서의 나의 시선’
빈 공간을 처음 마주한 나는 그의 이미지와 눈빛, 분위기를
상상해 봅니다. 붓이 아닌 손으로 그를 어루만지며 날카로운
직선에서부터 가장 완벽한 곡선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그리웠던 우리는 서로 가까워집니다.
When I encounter an empty space, I start to imagine his image, eyes and color. He is not painted with a brush but brushed with my hands, starting from a sharp straight line to the most perfect curve. This action makes missed ones stay together.
유소현. Yu So Hyeon
우리는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긴 겨울 속에 있을 수도, 어디에 던져졌는지 몰라 지도를 보지 못할 상황에 놓여져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본질을 잊지 않는다면, 어둠 속에 침전하는 것이 아닌, 현상을 넘어 황홀의 색으로서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존재로 실재하게 될 것이다.
We may be in the long winter that will never end or in the situation that we do not know where we are so a map is not helpful. However, if we do not forget the essence even here, we can live as existences that can see the true nature as a fascinating color beyond phenomena rather than falling down to the darkness.
윤지원. Youn Jee Won
우리는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긴 겨울 속에 있을 수도, 어디에 던져졌는지 몰라 지도를 보지 못할 상황에 놓여져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본질을 잊지 않는다면, 어둠 속에 침전하는 것이 아닌, 현상을 넘어 황홀의 색으로서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존재로 실재하게 될 것이다.
We may be in the long winter that will never end or in the situation that we do not know where we are so a map is not helpful. However, if we do not forget the essence even here, we can live as existences that can see the true nature as a fascinating color beyond phenomena rather than falling down to the darkness.
이 란. Lee Lan
시선, 스며들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바라보고 느낀다.
나는 여행지에서 담은 나의 시선들을 회상하며 작업한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
바람에 펄럭이는 빨래, 차창 밖의 낯선 풍경들과 같이 우연히 나의 눈에 들어 온 사물들은
추억의 잔상들로 남아 문득 일상 속의 내 머리 속을 유영하곤 한다. 무작위로 채집된
이미지들을 통해 그 추억들을 반추하는 나의 작업은 나의 젊은 날을 기록하는 내밀한 회고록의
한 페이지와 같다.
What I see, it pervades.
Even people who are at the same time and place see and feel different things.
I make my works by recollecting what I had seen during my travel. Things that
were accidently caught in my eyes like images of people passing by on the street,
laundry waving in the wind and unfamiliar sceneries out of a window lasted as
traces of the memories and suddenly returned to me. My practice, ruminating
those memories through randomly collected images, is like a page
of my memoirs.
이승리. Lee Seung Ri
동물의 표정은 단순하나 인간의 표정은 복잡하고 다양하며 현란하다. 강아지는 단지 몇 가지의 표정을 통해 주인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전해준다. 그러나 인간은 풍부한 표정으로 그 내면의 감정을 위장하곤 한다. 나는 강아지의 의인화를 통해 인간의 일상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것은 어쩌면 가장 솔직한 인간의 일상과 내면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인간적인 솔직한 표정을 표출하고자 한다.
An animal’s facial expression is simple but a man’s is complex, diverse and showy. A dog honestly delivers his messages with only a few expressions to an owner. However, a man disguises inner feelings with diverse expressions that he has. I like to show everyday life of a man by personify a dog. It may be the most honest reflection of a man’s inner world. Through this practice, I like to record moments of everyday life and express humane and truthful expressions
이승아. Lee Seung Ah
‘꽃’은 아름다운 색과 향기로 벌과 나비를 불러들여 열매를 맺고,
씨앗을 남기곤 스러져간다. 피고 지는 과정은 서로 이어져 있는
끊임없는 생명의 순환 과정이다. 보잘것없는 씨앗에서 화려하게
피어나 처연하게 스러지는 ‘꽃’은 자연의 또 다른 모습이다.
안타깝지만 알레르기로 ‘꽃’을 만질 수 없는 나에게
‘꽃’은 가까이 하고자 하나 그럴 수 없는 꿈(夢)과 같은 존재다.
가까이 할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꽃’들은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이며 화려한 몸짓으로 초대하지만 응할 수 없는 안타까운
초대이다.
Flowers call bees and butterflies with beautiful colors
and smells, bear fruits, leave seeds behind and disappear.
This process of birth and death are the circulation of life.
Blooming from trivial seed and pitifully disappearing,
flowers are also a part of nature.
I like to be around those flowers but being around flowers can
happen only in a dream because of my allergy. As I cannot be
around them, flowers look more beautiful to me. I long for and
have an invitation from a thing that cannot be met.
이아름. Lee Ah Reum
허 공 애 (虛 빌. 허, 空 빌. 공, 哀 슬플. 애)
[‘허공에’ 와 동음 이의어]
우리는 마음속 한 귀퉁이에 공허와 슬픔을 담고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시리고 아픈 이 마음은 결코 다른 이에게 쉽게
내비치지 못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짐짓 그렇지 않은 것처럼
위장하지만, 그 감정 자체를 숨길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감정은
대단히 복잡하고 미묘한 것입니다. 그것은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표정의 곳곳에 자연스레 물들어 있게 마련이지요.
저는 인물의 감정을 눈가와 코 그리고 귀의 붉어짐과 눈의
시선 등과 같은 작고 미묘한 변화를 통하여 표현하고자 합니다.
복잡하고 미묘한 그 마음과 감정의 흐름을 최소한의 표현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바로 여백이 주는 충만함으로 공명(共鳴)의
공간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Huh 虛: emptiness, Gong 空: in vain, Ai 哀: sorrow
We inevitably carry emptiness and sorrow at the corner
of our heart. This sore and painful heart is not easily
revealed to others. We pretend that we are not but the
feeling itself cannot be hidden. Human emotions are very
complicated and subtle. Although they are not easily
revealed, facial expressions naturally expose one’s mind.
I like to express human emotions through small and
subtle changes made in a face such as wrinkles around
eyes, blushes on a nose and ears, and movements of
pupils. In other words, the minimum expressions indicate
the complicated and subtle flows of the mind. This will
allow me to extend a space of echo(共鳴) with fullness of
a blank space.
이아영. Lee A young
盡心(진심), 마음과 정성을 다함.
내 눈에 익숙해진 균일하고 새하얀 니트는,
차가운 바람으로부터 얼어붙은 내 마음을 지켜주지 못했다.
불규칙한 꼬임과 손때를 가득 묻힌 니트는,
포근함을 가졌다.
보기만 해도 눈과 마음이 따뜻해지던 그 니트는,
애정과 바램을 담은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받을 땐 몰랐던 그 마음을,
겉으로 멋지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그 마음을,
그 어떤 니트에서도 찾지 못 했다.
한 올 한 올 진심으로 엮어낸 마음을
다시 받아볼 수 있을까.
Sincerity, being sincere with mind. Even and white knitwear that became familiar to me did not protect my frozen heart from the cold wind. Hand-stained knitwear with the irregular twist had a feeling of coziness. That knitwear, making my eyes and heart warm, was keeping the time one had affection and a hope to me. The mind of which I did not know the worth when I received, The mind that I turned away because of its appearance, I never found it in any of knitwear. Is there another opportunity to have the sincere mind, carefully weaved like how knitwear is made?
이주현. Lee Ju Hyun
그림자는 침묵의 웅변이다.
나는 허의 공간을 통해 실의 공간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의 재현은 오히려 본질에의 접근을 방해한다.
표현을 절제하고 함축된 최소한의 형태만을 제시함으로써
보는 이들은 스스로의 경험과 지각에 의해 그것을 해석하게 된다.
비어있음으로 더욱 충만하고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풍부해지며
말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진솔해진다.
나는 그림자의 침묵을 통해 보는이와 소통함으로써 공감을 증폭하고자 한다.
A shadow is an eloquence of silence.
I like to remind an existing space through a space of
emptiness. The representation of phenomena, revealed
objectively, rather disturbs an approach to the essence.
When expressions are restrained and a minimum of implied
forms are suggested, audiences become to interpret with
their experiences and recognition. It becomes more full by
emptying, more abundance by not expressing, and more
honest by not speaking. I hope I can raise sympathy by
communicating with audiences through a shadow’s silence.
이채희. Lee Chae Hee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김춘수 – 능금 中
겉으로 보여 지는 감정 뒤에 수많은 감정이 있다. 감정이 덜컥 들어온다. 노크 없이 들어와서는 나를 몰아붙인다. 불시착이라 말 할 수밖에 없는 그 감정들은 감정의 주인인 나조차도 오묘하게 뒤섞인 그것의 정의를 분명히 내릴 수 없을 때가 많다. 우리는 감정의 사이를 살고 있다. 내가 느끼는 감정, 네가 느끼는 감정, 네가 내가 느낀다고 생각하는 감정. 모든 것은 추측일 뿐, 정확한 지점에 도달하는 법이란 없다. 스스로의 감정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감정의 행방은 묘연해진다.
Even if it seems likely to miss,
when his sweet smile is followed breathlessly,
there is the deep and wide ocean of emotions
that does not tell you its age
but gathers in blue.
In our two eyes,
there is the ocean
continuously rippling
without the start and finish.
A part from Chunsoo Kim’s ‘Apple’
There are millions of emotions behind outward emotions. Emotions suddenly come in. Without a knock, they come to me and push me into a corner. I can only describe this as their emergency landing and cannot clearly define each of them. We are living in between emotions. The emotion that I feel, the emotion that you feel and the emotion that you think that I feel, all of them is just a guess. We never know if they really meet at the same points. The more I try to get closer to my emotions, the more their whereabouts are unknown.
장수진. Jang Su Jin
전통적인 선은 부드러움을 전제로 한다. 나의 선은 거칠고 직선적인 일필의 행위이다. 고무줄로 선을 튕김으로써 먹이 지닌 번지고 스미는 무작위의 성질을 극대화 시킨다.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며 인물이라는 그릇에 담아 무작위적인 성질을 작위로 수렴해낸다. 서구의 이성적이고 합리적 방법인 명암을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수렴하여 인물을 표현한다. 이것은 기존의 방법과는 전혀 다른 통제되지 않는 방식의 조형이다. 우연을 필연으로 수렴하고 무작위를 작위로 거둬들이며 서구적 이성과 동양적 감성의 서로 다른 개념의 충돌과 병열이 내 작업의 요체이다.
In tradition art, lines are aimed to be soft. My lines are rough and constructed by straight lines. As I flick my rubber band, the strokes show ruthlessness and attitude. As these actions are repeated, a figure vigorously emerges from the paper. Western traditions and conventions are opposed through this style. This figure depicts a uncontrollable image that goes against ideals. My artwork describes the relationship between Western logic and Eastern emotion through the convergence of inevitable coincidence.
정재희. Jeong Jae Hee
숨’은 살아있음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인간의 가장 강렬하고 기본적인 조건이다. 현대인은 물질을 통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풍요로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숨 막힘’의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제 현대인들은 물질 맹신에서 벗어나 ‘숨’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가 되었다. 건강한 ‘숨’에 대한 갈증에 목말라하는 현대인들에게 공기정화식물 숲을 통해 ‘휴식’과 ‘치유’의 길을 제시해 본다.
‘Breath’ is another expression of aliveness. It is the strongest and most fundamental condition of life. Modern people believed that materials would bring them happiness. However, they became to face the suffocated reality even with the abundant results that they had achieved. It is now time to deviate from a blind faith in materials and think about ‘breath’ sincerely. I suggest a path for rest and healing with the forest of air purifying plants to modern people who are thirsty of healthy ‘breath’.
정지수. Jeong Ji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