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 (Adieu 2016)




문화산책 컬럼 url : http://www.ks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931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요즘처럼 잘 어울리는 해도 없을 것이다.

안 그래도 볕 들 날이 없던 문화계에 튄 불똥에 이미 준비되었던 일들이 취소되는가하면, 그나마 편성되었던 지원 예산 또한 더 축소되어 마음이 더 오그라드는 연말 분위기는 즘 하늘빛처럼 회색이다.

국내 작가뿐 아니라 해외 작가의 작품 활동을 위해 작가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티스트 프로모션 그룹 셀시우스에서는 급변하는 디지털 패러다임에 정보와 경제적으로 취약한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해왔다. 셀시우스 산하 아트셀시닷컴에서는 무료로 전시 광고를 지원했고, 본인의 작품세계를 소개할 웹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데 지속적인 지원을 하여 한국미술계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여 세계적인 활동 무대에서 신속히 자신을 소개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일체의 비용 없이 진행해왔다.

전시관련 동영상 제작이며 작가들을 소개하는 채널을 연구하고 실행했던 올해의 성과는 비영리단체도 아닌데 비용 없이 무료로 진행한다는 셀시우스의 모토에 긴가민가하며 문을 두드렸던 작가들이 하나 둘 모여 아트셀시 공동체를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셀시우스 산하 갤러리 아트셀시에서는 연령과 프로필의 다양함과 세대 간의 막힘없는 전시를 수용하고 실험했던 따뜻한 찬사를 끊임없이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2016년 올해 대한민국 브랜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업체 및 단체 가운데 심사를 거쳐 시상하는 ‘글로벌 브랜드 대상’에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부문에 수상되었으며, 미술발전 공로 부문으로 대한민국 충효대상을 비롯,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도 수상하였다.

소외되거나 의미 있는 미술계의 일들을 계획하고 묵묵히 실행하는데 일조하겠다는 셀시우스는 한국미술계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2017년 정유년에도 새벽을 여는 닭의 힘찬 울음 같은 존재로 열심히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현재 2016년 12월 26일~ 2017년 1월 13일까지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셀시에서는 올해 초대되어 주목받았던 작가들의 신작들이, 송년의 아쉬움과 신년의 설레임을 담고‘Adieu 2016“전이 열리고 있다.



▲ 김은숙. 정미. 김하나. 박지영. 김선영. 신문용. 임태규



‘stain’이란 명제로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우리가 사는 문명과 우주를 거시적인 시점에서 조망했던 김은숙은 겨울날 하얗게 세상에 내린 눈처럼, 세상의 오염과 아픈 얘기들을 덮어버려 잠시라도 자신과 타인의 고요와 만나보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화면에 표현했다.

내면에 환한 꽃들을 가꾸는 작가 정미의 정원은 어째 연약한 꽃잎이거나 바람을 타고 나는 나비로 뵈지 않는다. 이름 모를 이종 교배처럼 뵈는 이름을 지칭할 수 없는 그녀의 꽃들은 이미 나무처럼 강건해 뵌다. 새해가 기대되는 성실한 작가다.

생애 첫 개인전을 아트셀시 공모로 치른 작가 김하나의 작품의 특징은 스토리가 주는 극적인 힘이다. 열정이 많은 대학시절 서양화과를 졸업 후 홍대 시각 디자인과로 편입했다. 졸업 후 결혼과 출산의 자연스런 삶의 수순을 걸어온 그녀는 디자인과 레슨을 업으로 생활하며 언젠가는 데뷔하겠다는 열망을 키우며 살아오다 아트셀시에서 데뷔했다.

어른 동화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다음 얘기가 궁금해지는 그녀의 작업은 현재 여자로 엄마로 예술가로 처한 삶의 포지션이 그렇듯, 그림속의 인물 군상은 내면이 많이 쪼그라든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인간이 그렇지 않던가.... 극복하고 또 극복하며 희망을 꿈꾸는 신작의 구성도 흥미롭다.

일률적인 나이프 흔적이 주는 추상의 움직임들은 수많은 파도의 이미지로 신문용을 드러냈다.

국립 대학교에 헌신했던 그의 교육자로서의 젊은 시간들로 대변된 푸르디 푸른 블루의 파도들은 그의 예술 인생에 지문처럼 따라다니는 대명사다. 퇴직 후 그의 열려있는 예술적인 마인드는 이제 밤하늘의 별처럼, 은하수 무리로 인식되어지는 작업을 한다.

‘행렬을 나열하다 보면 서로간의 형태가 이뤄지고 그 형태들이 집단으로 또 다른 이미지를 부활시키는 형상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나간 일들을 확인하는 작업이다.’라고 그는 기록하고 있다. 그의 빛과 별처럼 뵈는 밤하늘의 이미지는 그가 수없이 그렸던 파도위에 이미 존재했었을 또 하나의 이름들이다. 예술계의 선배일 연령의 신문용은 무겁게 폼 잡거나 구태하지 않다. 화면 안의 얘길 나눌 때 그는 늘 청년이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떨림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박지영은 천상 예술가의 유전자를 타고났다. 공포의 크기는 하얀 화이트로 깨끗하게 발라진 그라운드로 섬세하게 발려 시선은 물고기 몸뚱이로 표현된 수많은 눈들로 가득한 이미지가 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인간 주변에 부유하고 있던 작업이 그녀의 첫 작업을 봤던 기억이다.

신작에서는 물고기 같던 눈동자 대신 그레이 그라운드에 수많은 콘택트렌즈 같은 동공이 가득하다. 본인의 눈동자이거나 타인의 눈동자를 보며 느껴지는 감정을 담고 있단다. 그녀의 미술적인 교육의 근거는 프랑스이다. 다른 문화권의 화법을 진지하게 보여주는 그녀의 첫 개인전이 2017년에 계획되어있다.

'차가운 밤’ 나는 김선영의 명제를 ‘시린 강’으로 읽었다.

겨울의 어느 강을 배경으로 꽁꽁 두껍게 얼음이 얼었을 춥디 추운 강. 그녀의 작업은 이렇게 선연한 삶의 한 토막을 가슴팍에 훅 들이미는 힘을 갖고 있다. 처음 그녀가 보내온 파일 속의 작업 이미지를 보다가 가슴이 내려앉는 충격을 떠올릴 때면 아직도 덜 그친 울음의 파장처럼 심장이 나도 모르게 뛰곤 한다.

깨끗하지 않은 욕실이거나 풀장처럼 뵈는 초록빛 물속에 웅크리고 있던 여자의 뒷모습. 펑펑 울고 싶은 심정으로 그녀의 작품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잃었다.

‘불안과 두려움을 닮은 이런 풍경을 화면으로 옮기는 일은 마치 자화상을 그리는 것처럼 경계에선 나를 표현하는 일이며 어떤 힘에 의해 움직인 내가 제자리에 서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나조차도 외면한 감정에 주목하고 고찰 할 것이다.’ 라고 김선영은 적고 있다.

주목되는 힘 있는 작가로 여겨진다.

마치 눈 풍경을 배경으로 나목들이 서 있는 듯 한 더할 나위 없이 딱 떨어지는 임태규의 신작이 연말과 송년과 겨울의 가운데 토막에 서있을 서로를 인식하게 한다.

어려운 시대에 올해도 잘 견뎌왔고 어김없이 어제처럼 또 내일을 성실하게 기록하고 표현하며 자신을 증거할 이 눈부신 작가들을 기억하고 사랑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제 예술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