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는 작가가 꽃에게 던지는 질문인지 꽃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지 궁금하다. 우리 모두 스스로의 존재에 대하여 집단무의식에 각인된 물음 같으면서도 서정적이다.
작가 정미는 그러한 의문을 꽃과 나비로 표현하고 있다. 전통적 기법인 물감이 종이에 스며들게 그려지는 한국화는 종이와 꽃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또한 꽃은 어떤 이름이 있는 꽃이 아니다.
꽃술이 뚜렷하여 매화 같지만 어떤 꽃인지를 알 수 없는, 알 필요도 없는 무명의 꽃이다. 그 꽃을 포용한 나비는 상식적으로 서로 어울리는 한 쌍으로 항상 연약하면서 무언가 그리움을 지니고 있다.
꽃의 모티브는 색채의 아름다움과 유연성을 지니고 있고, 나비는 가벼움과 부드러움을 보여준다.
전통적 주제로서 꽃과 나비는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호접지몽은 '나비의 꿈'으로 사물과 자기와의 구별을 찾을 수 없는 무아(無我)를 경험한 장자의
유명한 이야기이다.
장자가 어느 날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다. 꿈속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날아다니며 자연을 즐겼는데, 잠시 쉬려 꽃가지에 앉았다가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보니 육체를 지닌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때 장자는 자신이 무엇인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여기서 인간으로서 장자의 깨달음은 꿈속의 나비를 통해서 자신을 확인하며 자연의 이치를 보게 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고 작가가 던진 질문과 큰 차이가 없다. 본래 인간이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본래 나비가 꿈속에서 인간이 되어 이렇게 있는 것인지 구별이
무엇인 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정미의 작품에서 꽃과 나비는 인간과 동일한 가치의 등가물로 서로 호환이 가능해지는 모습을 그린다. 나비는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 고치의 과정에서 변태를 거친다. 그 기간은 못생긴 모습 때문에
천대 받는 시기였다면 나비는 아름다움과 하늘을 가볍게 나는 모습에서 경계 없는 삶으로서 묘사되고 사람들에게 자유와 사랑의 상징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나비는 자유스러움을 우쭐대지 않고 꽃과
동화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현실의 경계를 초월하면서도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나비는 부드러운 무엇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꽃과 비교할 때 나비는 허공을 날아다니며 미지의 세계와 교신하는 초월의 주제이다. 꽃과 나비는 우리 문화 전통에서 끊임없이 생명력을 유지해온 음양의 논리에 적용이 가능하다. 땅에서 에너지를 얻으며
움직일 수 없는 꽃이 여성적이라면 에너지를 모두 모아 자유롭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의 나비는 남성적으로 상징될 수 있다.
나비가 늘 꽃과 어울리는 음양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사랑’의 주제로도 주목하게 된다. 그것은 음과 양의 표상적, 양성적 한계를 넘어서는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조화를 암시한다.
화려한 꽃과 나비가 어우러져 있는 형상은 음양의 질서를 담아내기에 충분하다. 단순함 속에 복잡한 세계를 질서화하려는 선조들의 상상력을 공감하게 한다.
조광석(미술평론가)
Cheong Mi (정 미)
1994. Graduated from an Art College , Kyonggi Univ. (B.F.A.)
1998. Graduated from graduate School of Arts and Design (Korean Painting), Kyonggi Univ. (M.F.A.)
SOLO EXHIBITION (개인전)
2016. Solo Exhibition. Gallery Artcelsi. Yangpyeong
2016. Solo Exhibition. Galerie oberkampf, Paris
2013. Solo Exhibition. Seolak Culture Center. Sokcho
2012. Solo Exhibition. Gallery Lamer. Seoul
2010. Solo Exhibition. Seoul Art Center. Seoul
2007. Solo Exhibition. Suwon Museum of Art. Suwon
2006. Solo Exhibition. Seoul Arts Center. Seoul
2005. Solo Exhibition. Seoul Arts Center. Seoul
2003. Solo Exhibition. Kongpyung Art Center. Seoul
2001. Solo Exhibition. choheung Gallery. Seoul
1998. Solo Exhibition. Chohyoung Gallery
1998. Samsung Financial Plaza Gallery. Seoul
AWARD
1997. The 6th Grand Art Exhibition of Choon-Choo. 'Special Selection'. Seoul Metropolitan of Art/Seoul
1996. The 5th Grand Art Exhibition of Choon-Choo 'Special Selection' (Dukwon Gallery/Seoul)
1994. The 4th Exhibition of New-Frontier Art 'Special Selection' (Kyungin Gallery/Seoul)
GROUP EXHIBITION. 단체전
2016. Adieu 2016. Gallery Artcelsi. Seoul
2015. Today's Korea painting Exhibition. Gallery Misulsegye. Seoul
2014. Choon-Choo Fine Arts Exhibition. Insa art center. Seoul
2013. ETHOS Exhibition. Seoul Art Center. Seoul. ETHOS전
2012. Choon-Choo Fine Arts Exhibition. Seoul Art Center. Seoul
2012. ETHOS Exhibition. Gallery Lamer. Seoul
2012. Uhwooreum Group Exhibition. Kyeonggi Univ. Hoyeon Gallery. Suwon
2011. ETHOS Exhibition. Kyeonggi Univ. Museum. Suwon
2010. ETHOS Exhibition. alternative space Noon. Suwon
2010. Choon-Choo Fine Arts Exhibition. Seoul Art Center. Seoul
2009. Choon-Choo Fine Arts Exhibition. hwabong Gallery. Seoul
2009. ETHOS Exhibition. Kyunghee University Healthcare System Bom Gallery. Seoul
2009. Choon Choo New Year special Exhibition. Kyungnam Honors vill Model House. Gwangju
2008. ETHOS Exhibition. Baksong Gallery. Seoul
2008. Uhwooreum Group Exhibition. Suwon Museum of Art. Suwon
2008. ETHOS Exhibition. Gallery Artda. Seoul
Group Exhibition 그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