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8. 26. wed ~ 2020. 09. 08. tue
재난기금에 목을 매고,
사랑에 목말라 사는 시간들...
2020 그 하얀 24시를 그려보았다.
-김시영-
안녕하세요 김시영 작가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중이라 저도 이렇게 해설영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전시장에서도 QR코드를 찍으면 스마트폰으로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제목 위주로 이번 전시 작품 열점을 10분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첫 번째 이 작업은 ‘현상학’입니다.
이 작업은 백진스키, 에드류사, 임옥상, 김천일 작가등의 작품에서 차용한것입니다
불을 그리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결국 캔트지에 여러번 불을 붙여본 다음 그 느낌으로 불을 그렸습니다.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중에, 어떤현상은 이해하기 힘들때가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현상’을 쳐보니 ‘현상학’이라는 철학이 나오더라구요.
아무리 읽어봐도 저의 밑천으로는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했습니다.
이렇듯 뭔가 중요하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운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상한 이 그림에 ‘현상학’이라는 어려운 철학을 제목으로 붙여보았습니다.
2 다음 작업은 상선약수입니다.
아시다시피 상선약수는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하신 노자 선생의 말입니다.
제 작업들이 저를 닮아서 좀 틈이 없고 딱딱합니다.
그래서 긴장해소 차원에서 가끔 상선약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예민하게 굴면 죽을 것 같아서요.
이 작업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초 이내입니다.
그림도 뭐 물이 흘러내리면서 알아서 그려줍니다.
누구나 그릴 수 있고 벽에 걸어두어도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세개 작업하면 한 개정도 맘에 드는 그림이 나옵니다. 딱 운칠기삼이죠.
저는 이 작업이 무척 즐겁습니다.
3 이 작업은 ’알마즈‘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사는 일산 편의점에서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한사람은 열심히 먹고만 있고 한사람은 핸드폰만 보고있더라고요.
이 젊은이들은 연인일까요?
어찌됬건 이 젊은이들을 보니 힘내서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품제목은 알앤비 가수 랜디 크로포드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가사 내용은 ’그녀는 무척 사랑스럽다‘라는 내용입니다.
또한 알마즈는 다이아몬드라는 뜻이 있다고 하니까 더 좋았습니다.
부디 단단하고 빛나는 삶을 사시길 바래봅니다~~
4 이 작품은 하얀 시간들입니다.
이런류의 편의점 작업은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작품 하나를 위해 인터넷에서 얻은 수백장의 사진과 직접 발로 찍은 편의점 사진들을 조합해서 구성을 합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도 내부진열대, 유리에 붙은 광고지, 인물들, 인물들도 손동작하나 마스크하나하나마다 모두 수많은 자료를 모아서 조합해서 그립니다.
내가 거의 매일 가는 곳이지만 시골출신인 저는 아직도 편의점이 낮선 공간으로 느껴지는 이상한공간입니다..
편의점은 24시간 하니까 아 ’하얀시간들‘이라는 제목을 붙였보았습니다.
5 이 작업은 ’ 견지망월‘입니다.
달을 보라고 손을 들어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
본질은 못보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한다는 뜻으로 불가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제가 ’편의점‘을 검색하다보니 이 사진이 있었는데, 외국의 어느 매장에서 찍힌 사진으로 보였습니다.
이건 무슨 사태일까?
이 장면에서 가리키는 달은 무엇인가?
달을 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사진속의 남자는 아랍계 사람으로 보였는데,
저는 한국사람으로 하고 싶어서 정우성 선생의 얼굴로 바꾸었습니다.
아 눈이...역시 역시 멋집니다.
6 이 작품은 칸타타 언덕입니다.
서양음악 형식중에 소나타는 기악곡 칸타타는 성악곡으로 분류한다고합니다.
강변쪽을 자동차를 몰고가다 보면 무인텔을 많이 볼수 있잖아요?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사업의 선구자이죠.ㅎ
현란한 네온과 조명으로 꾸며진 무인텔을 보노라면 아 참 참 기묘한 느낌을 받습니다.
무인, 사람이 없음이라...
사랑은 필요하지만 간섭은 싫어하는 사람의 본성을 잘 나타내주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공간은 있는데 사람은 없다는 곳,
뜨겁지만 차가운 곳, 그 풍경을 그려보았습니다.
7 이 작품은 사랑을 위하여입니다.
’사랑을 위하여‘ 는 김종환 선생의 노래인데,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뭐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인데, 이노래의 탄생과정은 이렇습니다.
김종환선생은 고등학교때 만난 부인과 10여년의 무명생활을 했다고합니다.
기타연습도 옆방에 소리나지 않도록 이불속에서 할 정도로 가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날 서울에서 하숙할때 일을 마치고 강원도 홍천의 집으로 가다가 너무 힘들고 졸려서 양평에서 잠깐 졸았는데 눈을 떠보니 물안개피어오르는 아침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저도 자주 가봤던 양수리 어디쯤이었을거 같아요.
이때 아내가 많이 아팠을 때라 아픈몸으로 잠도 못자고 자기 걱정할 아내 생각을하니까 가슴이 미어지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답니다.
이 노래는 그 즉석에서 그렇게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작업을 하는동안 이 노래의 사연을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8 이 작업은 최대출력으로 전진입니다.
잠깐 제목짓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그때그때 느낌이 오는 것을 그리는 것이지 먼저 제목을 짓고 그림을 그리지는 않습니다.
제목짓는 일은 그림그리는 일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누가 지어주면 좋겠어요.ㅎ
딱 좋은 제목이 정해지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오래오래 수정을 합니다.
어떤 것은 한 3년쯤 지난 뒤에 좋은 제목이 생각나 바꾼경우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세븐일레븐 매장의 사진을 보고 그린것입니다.
사진속에는 건물과 유리에 붙은 로고는 선명하게 핀트가 맞춰졌는데 사람은 흐릿하게 찍힌사진이었습니다. 참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죠. 나에게 핀트가 맞지 않더라도 최대출력으로 전진하는거죠.
9 이 작품은 유급휴가입니다.
제가 유일한 취미활동이 있다면 바다를 보러 가는 것입니다,
월미도와 속초에 자주갑니다. 그래서 바다를 많이 그립니다.
저는 이런 날씨에 아주 미칩니다.ㅎ
이런 장면은 유급휴가와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좋지만 불안한상태... 불안하지만 좋은 것 그런느낌이죠.
제목을 무급휴가로 할까 했는데 무급이면 아무래도 휴가가기가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이그림은 길죽한 캔버스에 그리려했는데,
캔버스가 없어서 일단 요 캔버스에 그린 다음 나중에 잘라내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작업실에 온 사람들마다 보고 원래 이렇게 그린줄 알더라구요.
뭐 재미있다 하길래 그냥 이렇게 놔두기로 했습니다.
10 이 작업은 용서입니다.
아내와 정동진에 새해 해를 보러 갔을 때를 그렸습니다.
새해가 되면 모두 털어내고 새기분으로 시작하고 싶어지잖아요.
내 마음의 앙금을 털어내려면 용서보다는 이해를 해야만 되죠.
용서란 말은 그래 내가 너를 봐줄게 뭐 이런 뜻이있으니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고 차선책이라고 봐야겠죠.
하지만 저도 완전한 이해는 어려워서 좀 적당히 내가 용서한다고 되네이면서 살아갑니다.
적당히 용서하고 적당히 사랑하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자 이렇게 작품해설을 마쳤는데요,
음... 올해는 재난기금에 목을 매고,
또 사랑에 더 목말라하면서 살아가는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2020년 민주 공화국 대한민국의
하얀 24시간들에 대한 저의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삶의 방식이 많이 바뀔거라고들 말합니다.
이미 그렇게 된거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해설영상을 만들고 있는걸 보니까요.
부디 잘~ 적응하시고 잘~ 지내시길 바라면서 마치겠습니다.
긴시간 들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김시영 Kim, Si Yeong
1965년생
1984년 함평 학다리고등학교 졸업
199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7회) Solo exhibition
1998년 1회 ------------------------------------- 서경겔러리 (서울)
2000년 2회 --- 월미도 사람들과 그린 그림전 ----- 서울역문화관 (서울) Drawing pictures with Wolmido people
2002년 3회 --- 발밑 풍경전 --------------------- 신세계겔러리 (인천) Scenery under the feet
2014년 4회 --- ♥하트전 ------------------------ 온라인 Heart
2017년 5회 --- 안녕전 ------------- 갤러리 아트셀시 기획초대전 (서울) Hello
2019년 6회 --- 바다전 -------------------------- 이즈갤러리 (서울) Sea
2020년 7회 --- 24시전 ------------- 갤러리 아트셀시 기획초대전 (서울) 24 hours
단체전(50회) Group exhibition
1989-91 전노협,전교조,전농 지지 기금마련 판화전—- 홍대교정 (서울)--미대 학생회 주관행사
1991 땅끝전 –----------------------------------- 남도예술회관 (광주)
12월전 ------------------------------------ 그림마당민 (서울)
1992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청년미술전 ----------- 전국대학 순회전시
1994 동학 100주년 기념전 ----------------------- 덕원미술관,탑골공원 (서울)
육체의 기억전 ----------------------------- 21세기화랑 (서울)
1995 못다핀 꽃들의 외침전 ---------------------- 21세기화랑 (서울)
반독재전쟁 승리 50주년 기념 국제 미술전 --- 장춘도서관 (중국)
일본군 위안부전 --------------------------- 재일본 한국YMCA (일본)
1996 민족미술전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빛을향해 서리라전 ------------------------- 서울중앙병원 (서울)
분단전 ------------------------------------ 21세기화랑 (서울)
제8회 조국의 산하전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제10회 JALLA전 ---------------------------- 동경도미술관 (일본)
오윤 10주기 기념 한국 민중미술의 단면전 --- 21세기화랑 (서울)
감꽃 겔러리 초대전 ------------------------ 감꽃겔러리 (안양)
1997 시흥미술제 - ------------------------------ 시흥시청전시실 (시흥)
새봄맞이 좋은 그림전 ---------------------- 감꽃겔러리 (안양)
강화 자유거리전 - ------------------------- 강화동막해수욕장 (강화) 97,99,2001 3회 참가
2000 총선을 위한 시민연대행사 낙서그림 이벤트 -- 대학로거리 (서울)
황해미술전 -------------------------------- 인천종합문예회관 (인천)
제12회 조국의 산하전 ---------------------- 서울역문화관 (서울)
2001 경기미술 새로운 도약전 -------------------- 경기문화재단 미술전시관 (수원)
제13회 조국의 산하전 ---------------------- 광화문겔러리 (서울)
1992-2001 두벌갈이전 6회 참가 ------------------- 21세기,관훈,서경,한전,서울역문화관,대안공간풀 (서울)
1996-2000 우리들의 땅 그룹전 4회 참가 ----------- 안양문예회관 (안양)
1994-97 포도미술제 4회 참가 ------------------- 안양문예회관 (안양)
1994-98 청년작가 그룹전 5회 참가 -------------- 안양문예회관 (안양)
오월애 선물전 ---------------------------- 리수갤러리 (서울)
성독립운동가전 ------------------------- 세실극장 (서울)
덤 어제와 다른 내일전 ----------------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19 프리덤 2019 ------------------------------ 후쿠오카미술관 (일본)
2020 나,당신,우리의6월 ------------------------ 더숲갤러리 (서울)
작품소장 Collection
성균관대학교 나눔의집 여성독립운동가협회 경기도미술관
그림책 picture book
투둑 떨어진다 --------- 2009.10 호박꽃(웅진)출판사 외 2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