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ARTCELSI INVITATION EXHIBITION


KIM YOUNG SOO INVITATION EXHIBITION

김영수 기획초대전

2020. 05. 09. SAT ~ 2020. 05. 22. FRI















크랙 - 기억흔적 혹은 무의식 속 구조적 생성체

작가 김영수는 대략 2017년부터 시작된 ‘내재된 기호’ 시리즈를 2008년까지 지속하는 한편, 주제 면에서는 연장선 위에서 탐구되는 것이지만, 형식적으로 완전히 상이한 새로운 작업을 선보인다. '필드(Field)'라는 제목의 크랙(crack) 시리즈가 그것이다. 크랙이란 “무엇이 갈려져 생긴 금”이거나 “좁은 틈”을 지칭한다. 그것은 작가가 캔버스 위에 안료와 미디엄을 섞어 화학적인 효과를 통해서 고의적으로 갈라짐의 효과를 만든 것이다.

대개 바탕과 색을 달리 하거나 균열의 정도를 달리한 십자가 형상이나 기다란 직사각형의 면을 화면 속에서 따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작업에서 ‘크랙’은 의도된 결과이다. 그런 면에서 크랙은 마치 실수로 생긴 흔적처럼 보이게끔 과장하려는 의도적인 작위(作爲)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필연을 전제로 한 우연의 효과를 기대한다. 필연과 우연, 행위와 무위(無爲) 그리고 의도적 작위와 무작위(無作爲) 사이에서 그녀의 회화는 마치 가뭄의 논바닥처럼, 노인의 손등처럼 무수한 틈새와 주름을 만들며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그것은 파열과 해체인가? 아니면 또 다른 생성인가? 그것은 언제 파열되고 언제 생성되는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질문들 속에서 그녀의 작업이 부단히 의식과 무의식의 접경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과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프로이트 입장에서 말한다면, 이러한 그녀의 크랙은 의식의 연쇄로부터 이탈한 구멍, 간극, 단절, 실수와 같은 모습으로 무의식에 자리 잡은 균열이자 ‘기억흔적(traces mnésiques)’이다. 즉 그녀의 작품 속 크랙은 프로이트 식으로 말하면, 언어처럼 구조화되지 못한 비언어의 ‘소리이미지’자 의식 속 언어표상에 도달하지 못한 무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사물표상인 것이다.

그런데, 왜 작가는 프로이트 식의 리비도(libido)와 정념(pathos)이 화면 가득 충만했던 표현주의적 화면과 서체 추상이 횡단하는 이전의 작업으로부터 확연히 다른 양상의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일까? 이전의 회화와 달리 그것은 마치 새로운 단색화의 화풍을 제시하는 듯이 보이기도 하는 그녀의 회화가 새롭게 도달하려는 지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프로이트로 벗어나 그의 제자 라캉의 눈으로 이 크랙들을 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무의식을 의식 내 언어 세계에 이르지 못한 존재로 보는 프로이트의 사유와 달리, 그의 제자 라캉은 무의식을 마치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는 존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비언어의 기호’가 작동하는 세계로 인식하고 있다면, 라캉은 이 무의식에도 ‘구조적 언어’가 작동하는 세계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프로이트에게서 무의식은 억압된 주체의 본능과 충동에 작용하여 생겨난 후존재론적(post-ontological)인 결과물로 볼 수 있다면, 라캉에게서 그것은 선존재론적(pre-ontological)이라 할 것이다. 라캉에게 무의식은 주체가 태어나기 이전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던 사회적 전통, 규범, 및 언어체계(상징적 질서), 즉 이데올로기가 그의 정신에 침투하여 형성된 기표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 관점의 무의식 세계에 몰입했던 김영수의 ‘내재적 기호’ 시리즈가 파토스의 경지에서 질문하고 있는 것이라면, 새로운 ‘크랙’ 시리즈는 라캉의 관점에서 언어처럼 구조화된 무의식의 세계를 유영하듯이 명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념할 것은 기표/기의의 결합체를 전제하고 기의에 방점을 찍고 있는 소쉬의 견해와 달리, 라캉은 양자의 결합 자체에 무신경한 채, 기표에 보다 더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라캉에게서 무의식의 세계란 ‘언어(적 기표)처럼’ 구조화된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라캉에게서 무의식은 숨겨져 있거나 잠재되어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이 아니듯이, 김영수의 크랙은 억압된 잠재적 변형체가 아니라 해체/재구조화로 발현된 ‘구조적 생성체’라는 점이다. 라캉이 언급하는 ‘타자로서의 주체 개념’ 또한 작가 김영수의 ‘크랙’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있어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라캉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에 대해서 완전히 이야기할 수 없다고 본다. 자신에 대해 말하면 말할수록 모순에 빠진다. 이러한 ‘말하는 나(énoncé)’와 ‘말해진 나(énonciation)’ 사이의 영원한 불일치는 언어 구조의 필연성 때문에 야기된다. 여기서 주체는 분리되고 자아는 소외된다. 이때, 인간은 자기 불일치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기 소외를 받아들이고 주체를 나타내는 시니피앙을 만나려고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말하는 나’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근거할 때, 라캉이 찾은 해결책은 언어 바깥에 어떤 절대적 존재가 지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타자(Autre)의 담론이다. 보라! 인간 주체의 무의식은 대타자의 말과 담론에 의해 형성되고, 주체는 결핍, 빈자리,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대타자의 담론을 욕망한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는 이러한 상징적 질서, 언어의 질서, 담론의 질서에 종속된다.

라캉의 주체는 바로 ‘타자로서의 자아’와 ‘타자의 담론으로서 무의식’ 사이에서 ‘분열된 주체’, ‘분할된 주체’, 혹은 그의 언급대로 ‘빗금 쳐진 주체’이다. 이때 라캉의 주체는 능동적 자아이기보다 오히려 ‘고착과 나르시스적 애착의 자아’이다. 자아는 어쩔 수없이 ‘잘못된 이미지들'을 포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영수의 크랙은 라캉의 대타자 담론이 야기한 ‘분열된 주체, 잘못된 이미지들’에 대한 은유로 기능한다. 구조화된 무의식의 세계를 유영하듯이 명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그것이 이러한 차원에서 일순간 균열과 균열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인간 주체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다만 유념할 것은 김영수의 크랙이 아직은 발표조차 되지 않은 진행형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비유와 해석은 섣부른 예단일 수 있다.

김성호 (평론가,여주미술관 관장)









Kim, Young Soo

1959 부산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

주요 개인전
2020 갤러리 아트셀시 기획초대전, 갤러리 아트셀시, 서울
2019 내재된 기호 , 효천갤러리 (힐리언스선마을 겨울동), 홍천
2018 내재된 기호, 갤러리 1898, 서울
2017 내재되 기호, 갤러리 1898, 서울
2015 Sonata in Adagio, 갤러리 1898, 서울
2015 김영수 2007~2014, 초대전, 혜화아트센터 , 서울
2014 Beyond the Storm, Wee Gallery, Scottsdale AZ, U.S.A
2014 인생연주, 혜화아트센터, 서울
2012 Playing My Sonata, 초대전, K Gallery, 서울
2012 Island, 한가람아트홀, 예술의 전당, 서울
2008 Being-Music Composition, 초대전, 단원미술관, 안산
2007 Human Being, 단원미술관, 안산
2000 평화갤러리, 서울

개인전
2020 갤러리 아트셀시 기획초대전, 갤러리 아트셀시, 서울
2019 내재된 기호 , 효천갤러리 (힐리언스선마을 겨울동), 홍천
2018 내재된 기호, 갤러리 1898, 서울
2017 내재된 기호, 갤러리 1898, 서울
2015 Sonata in Adagio, 갤러리 1898, 서울
2015 김영수 2007~2014, 초대전, 혜화아트센터 , 서울
2014 Beyond the Storm, Wee Gallery, Scottsdale AZ, U.S.A
2014 Adagio in Sonata, 초대전, 유경갤러리, 거제 해금강테마미술관, 거제
2014 버질아메리카 10주년 초대전, "The Island", Sea & Sea Gallery, 부산
2014 Life is like playing instrument, 혜화아트센터, 서울
2012 Playing My Sonata, 초대전, K Gallery, 서울
2008 누드 드로잉, 인사아트프라자, 서울
2007 Human Being, 단원미술관, 안산
2004 Sympathy, 평택호아트홀, 평택
2002 Cross, 평화갤러리, 서울
2000 평화갤러리, 서울

부스특별전
2014 Adagio in Sonata, 초대전, 문화예술회관, 안산
2013 The Letters, 초대전, 문화예술회관, 안산
2012 Island, 한가람아트홀, 예술의 전당, 서울
2012 Island, 초대전, 문화예술회관, 안산
2011 Drawing for Sonata, 초대전, 문화예술회관, 안산
2010 Sonata, 초대전, 문화예술회관, 안산
2009 Being- Music Composition, 초대전, 안산
2008 Being-Music Composition, 초대전, 단원미술관, 안산

그룹전 (국내, 해외전 160여회)
2020 BAMA, 벡스코, 부산
2019 서울아트쇼, 코엑스, 서울
2019 아트 안산 2019, 제 16회 AIAF, 수상작가초대전, 안산아트센터, 안산
2019 제6회 한국 루마니아 교류초대전, 갤러리 보다, 서울 / 탑갤러리, 보령
2019 La 5eme Exposition ESPRIT NOUVEAU de la AIAM (루브르 드로잉 교류전), 루브르, 파리
2019 현대미술작가회 정기전,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19 Freedom 2019 'Now& Future', 후쿠오카아시안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2019 Freedom 2019 '어제와 다른 내일' ,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19 제4회 믹스엔메치, 구루지갤러리, 서울
2019 Exposition ESPRIT NOUVEAU de la AIAM - Tantation du Dessin Coreen, 루브르 드로잉 교류전, 파리
2019 아트 부산, 벡스코, 부산
2019 Harbour Art Fair, 홍콩
2018 제3회 믹스엔메치, 구루지갤러리, 서울
2018 제9회 'Now & Here' 이주노동자를 위한 라파엘 나눔전, 라파엘센터, 서울
2017 현대미술작가회 정기전,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2017 아트 경주, 히코, 경주
2017 제2회 믹스엔매치, 구루지갤러리, 서울
2017 현대미술 조망전, 갤러리지오, 인천
2016 힐링아트페스티벌, 코엑스, 서울
2016 오페라 파라다이스, 11인의 오페라이야기, 혜화아트센터, 서울
2016 제29회 필로프린트전, 현대판화, 한국문화원 LA, 초대전, USA
2016 귀국전 & 재능기부, 제3회 빛을 여는 사람들, 혜화아트센터, 서울
2016 제1회 믹스엔매치, 구루지갤러리, 서울
2014 부산국제아트페어, 벡스코, 부산
2012 대구아트페어, 엑스코, 대구 그외 다수.........

아트페어
2020 BAMA, 벡스코, 부산
2019 서울아트쇼, 코엑스, 서울
2019 아트 부산, 벡스코, 서울
2019 Harbour Art Fair, 홍콩
2017 아트 경주, 경주
2016 힐링아트페스티벌, 코엑스, 서울
2014 부산국제아트페어, 벡스코, 서울
2012 대구아트 페어, 엑스코, 대구

작품소장처
갤러리아트셀시, 안산시청, 천주교서울대교구, 해양수산부, 주)부산참식품, 거제해금강박물관유경갤러리